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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07 David Sylvian (4)
2010.02.07 10:22

David Sylvian

David Sylvian의 창작물들이 -Japan을 비롯해서- 내 성장기를 함께했던 그리고 지배했던 중요한 음악중에 하나라는건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되어서의 난 반항적인 사춘기 소녀가 마뜩찮은 부모를 부정하듯이 Sylvian과 그의 음악을 부정하기 시작했던것 같다. 모더니스트가 되고 싶었던 나의 눈엔 Sylvian은 현대가 아닌 근대에 살고 있는 고색창연한 낭만주의자 같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의 태도는 두세기전 흘러간 예술가인 연하는게 왠지 따라하기엔 촌스러워보였다. 그런데 어느날 지금 내가 그 시절 그의 나이가 되고나니 Sylvian이 갑자기 너무나 그리워지는 것이, 그렇다면 허세로만 보이던 지나친 엘레강스함이 세월이 지나면서 변치않는 진정성이었음을 깨달은 것인가. 
무겁게 느껴져서 던져버리고만 싶었던 엄숙주의+순정만화에 열광하는 소녀들의 입맛에 맞는 로맨틱함(그의 이쁘장한 외모와 섬세한 손가락으로 치는 피아노 등의 다소 유치해 보였던) 마저도 온전히 품을수 있는 여유가 내게 생긴건가. 아니 그렇다기 보다는 그는 태생적으로 최고급이었고 더할나위없이 우아했다. 단지 너무 고집스러웠을 뿐. 
이제와서야 난 운명으로부터 가급적 멀리 도망치려 했으나 최대한 멀리 왔다고 느낀 지점에서 운명의 쇠고랑을 차고 마는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처럼 거창하게 그에 대한 애정을 구구절절 포장하고 있구나. 
에이 이쯤에서 그만두고 음악이나 들어야 겠다.

오래전부터 생각만 하고 있던 두장짜리 솔로 베스트 앨범을 구입했다.


David Sylvian - Ride
스산한 멜랑콜리라도 Air같은 밴드와는 비교불가. Air의 일부곡은 좋아하는것도 있지만 분위기잡는 곡은 오히려 참 얄팍하게 들린다. 어.. 동영상을 자세히 보니 Jansen이 드럼을 치고 있네. 흉아랑 이제 다 잊고 사이좋게 지내는 듯하다. 근데 이 곡을 듣다보면 왠지 슬퍼져. 초록이 갈색되는건 세상 이치라지만 이렇게 마음으로 확인할땐 말이지. 이럴땐 중증 위염이라도 커피를 안마셔줄수가 없다.


 Japan - The Other Side of Life

아마 이 시기의 Sylvian이었지. 내가 홀딱 반했던 무렵이. 내가 사랑했던 남자의 청춘이라. 아름답고도 슬프구나.
전무후무하게 독창적인 베이시스트(Mick Karn)와 보컬리스트(David Sylvian)의 밴드. Pop/Rock의 역사에서 살짝 빗겨나 있기에 더더욱 잊을수 없으리만치 인상적인 반짝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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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4
  1. funked 2010.02.07 11: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데이빗 실비앙 대단한 사람인 것은 알아도 아주 자주 듣고 그러는 편은 아니었는데, 포스트 보고 일요일 아침에 삘받았네요. 링크 따라가서 wanderlust 듣고, buoy찾아서 듣는 중이에요. 사실 제가 재팬에 처음 끌렸던 것은 실비앙 때문이 아니라 믹 칸 때문이었어요. vision of china같은 곡에서의 제가 좋아하는 종류의 훵키한 베이스.

    • 무라사키노우에 2010.02.07 16:19 신고 address edit & del

      믹 칸 정말 멋쟁이죠. 저도 뭐 Japan의 멤버들은 하나도 예외없이 좋아했었는데 Japan 해산후 믹 칸과 바우하우스 피터 머피의 프로젝트 밴드 달리스 카를 사서듣고 깜놀한 후 애정이 좀 식긴 했죠. 그러고 부터도 세월이 또 까마득히 흘렀는데 지금은 정말 멋지게 나이드셨더라는. 기품과 세련미가 외모에서 물씬. 와 근데 Japan 시절의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 뺨치는- 필살베이스 연주하면서 횡으로 게걸음 걷기춤 신공은 정말.. 특이한 사람이에요.

  2. ENTClic@music 2010.02.07 17: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언제나 마음속에 있는 나만의 최고 밴드 Japan과 Sylvian...락을 좋아하지만 언제나 이들 앞에서는 약해지곤 합니다.
    믹칸의 솔로 음반도 은근히 좋아했는데 특히 데뷔 음반의 sensitive는 정말 탁월한 베이스 연주를 들려준다는..

    • 무라사키노우에 2010.02.08 10:31 신고 address edit & del

      ENTClic님이 Japan의 열렬한 팬인건 저도 잘 알죠^^
      충분히 그럴만한 밴드인 것도 사실이구요.

      믹 칸은 정말 화려한 경력과 스타일을 가진 베이시스트인것 같아요. 베이시스트로 캐릭터나 연주면에서 저 사람만큼 인상적인 사람도 별로 없다고 느껴요(아 참. 뉴 오더의 피터 훅이 있군요).한 파트의 연주 테크닉이나 스타일이 지나치게 돌출되면 좀 품위없거나 요상해지기 쉬운데 곡 전반과 밴드의 컨셉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튀긴 또 엄청 튀는게 신기해요. 그래서 믹 칸의 존재감이 늘 Japan의 에너제틱함을 담당한다고 생각했어요. 실비안은 우아함과 세련미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