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17. 02:08

The Wedding Present 와 Pavement

90년대를 대표하는 미국 인디락 밴드를 꼽는 인터넷 투표를 실시하면 아마 페이브먼트가 선정되지 않을까.

이런 경우 이걸 국가대표라고 불러야 하나? 아니면 지역대표라고 불러야 하나?

 

이러고 보니까 웨딩 프레즌트와 페이브먼트 그 무게감이 확 차이가 나네~

1985년 영국에서 결성된 포스트펑크 밴드 웨딩 프레즌트를 알고 있거나 기억하는 사람이 흔치 않다는 사실 만으로도 계체량 검사에서 탈락한 듯?

 

흔히 페이브먼트의 독창적인 곡구성과 사운드의 연원으로 소닉 유스픽시스 더 멀리는 더 폴이 언급되곤 한다. 화이트노이즈에 광적으로 집착하면서도 미국 인디락의 멜로디와 곡구성의 뼈대를 잘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일면 수긍이 간다. 의도적으로 곡조를 타락시킨다거나 변화무쌍함을 추구하는 것에서 더 폴과도 통하는 면이 있긴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페이브먼트를 감상/사랑하면서 더욱 많이 연상되었던 밴드는 미트 퍼피츠웨딩 프레즌트이다.(나에게 페이브먼트의 형님뻘인 웨딩 프레즌트를 소개해준 무라사키노우에에게 감사) 아무리 사운드와 곡구성의 영향이 중대하다고 쳐도 누군가에게 더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정서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나 존재할 수 있는 컨츄리+나이브함의 물줄기는 정말이지 미트 퍼피츠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 같다. 페이브먼트가 90년대의 정서로 다시 노래했을 뿐. 하지만 그것 뿐이었다면 반쪽. 나이브하면서도 일견 옷매무새가 잘 잡힌 발랄함과 사랑스러움은 바로 윗 선배인 웨딩 프레즌트를 흠모한 결과라고 감히 단언한다. 말크머스가 개인적으로 웨딩 프레즌트를 좋아했고, 웨딩 프레즌트는 페이브먼트의 Box Elder를 자신들의 버젼으로 부르기도 한 것을 보면 무언가 밖에 노출되지 않은 끈끈한 연결선이 있다. (Box Elder는 페이브먼트의 정규앨범에 수록되 있지 않고, 이전의 곡들을 모아 편집한 Westing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오히려 웨딩 프레즌트의 Box Elder곡 발매일이 더 빠른데, 이것은 두 밴드 사이의 모종의 교류를 짐작 가능하게 한다)

 

물줄기가 흘러흘러 교차하고 또 분기되었다가 다시 다른 흐름으로 모이고 하는 것들을 관찰하는 거 참 재미 있는 일이다. 웨딩 프레즌트의 곡들을 들으면 페이브먼트가 즐겨하는 곡조와 멜로디의 정서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Dalliance 1991년 4번째 앨범 Seamonsters의 1번 트랙

 

 

Blonde  1991년 4번째 앨범 Seamonsters의 4번 트랙

 

 

Kennedy 1989년 3번째 앨범 Bizarro의 5번 트랙

  

p.s. 웨딩 프레즌트가 작년에 발매한 <El Rey>앨범은 괜히 들었단 생각이 든다. 암튼 벌써 결성된지 24년이 되었다니. 왤케 오래하는 밴드가 많은겨?

 

 

 



'Sometim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Cluster & Eno - Ho Renomo  (0) 2009.06.17
Recoil  (0) 2009.06.17
The Wedding Present 와 Pavement  (0) 2009.06.17
Summer Sonic 09 첫날  (0) 2009.06.17
Dagmar Krause의 목소리  (0) 2009.06.17
뻔한 세월 얘기, 그렇지만...  (0) 2009.06.17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