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2 14:46

Nujabes

리듬의 생동감이 넘치면서도 음악속에서 침묵의 빈 공간을 갈구하는 나를 만족시킨다.
비트와 음향으로 그리는 회화 속 구도의 절묘함이라고 해둘까봐.


Nujabes - Winter Lane




Funky DL featuring Nujabes - Life Goes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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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7 00:00

일급비밀

보르헤스가 서술했던 그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도서관은 책을 사랑했던 그에게는 천국의 형태로 구상 되어지고 존재했을 것이다. 내 머릿속에도 무한대로 확장되는 보르헤스의 도서관과 비슷한 형태의 음악으로 가득찬 초현실적 성이 있는데 그 성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방에는 아마도 New Order가 있는것 같다.
다소 싱겁게도. 그렇지만 너무나 당연하게도.

New Order - Thieves Like Us

젊은날의 죠니와 후키는 볼때마다 가심이 애려.


근데 사실 그 방에는 자그마한 얼룩으로 가장된 비밀의 문이 있다. 조심스레 벽을 더듬어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또 하나의 작은 방이 나오는데..그 곳에는 라푼첼처럼 가두어 키운 The Wake가 있다.
마치 밝힐수 없는 출생의 비밀처럼 20년을 간직한 사랑.
한때 유행했던 홍대앞 소모임 시절의 음감회에서도 절대 틀지않고 나만의 비밀로 간직하던 The Wake.
비슷한 성향의 Sarah 레이블의 다른 아티스트들은 많이도 소개하고 지인들에게 추천도 했었지만 The Wake에 대한 애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발설한적이 없었다.

봉봉거리는 베이스, 아련하게 깔리는 신서싸이저, 그리움을 유발하는 하모니카, 어눌한 보컬, 80's 포스트 펑크의 전형적인 패션코드인 숏커트 헤어스타일의 새침한 키보디스트 여인네들, 그녀들의 도도한 콧날. New Order의 어린 동생 쯤이라 할수도 있는 음악을 했다고 할수도 있겠지만, New Order의 어떤 부분에 존재하는 정서의 "정수"를 구현했던 밴드다. 이를테면 젊음, 놔두면 자연히 흘러가는 것이지만 그걸 모르고 낭비해서 흘려버리는 순간도 분명히 존재하는 그것 말이다. 아스라한 기억으로만 남게될 걸 숙명적으로 예감하는 그것.
그 풋풋함에 적절히 첨가된 관조로 인해 획득되는 찌질해지지 않는 기품. 세상에.. 죽어도 좋아.


The Wake - Talk About The Past

Allen 남매의 아름답던 모습을 확인할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뮤비. 마지막 장면이 늘그막의 가슴을 찢어놓는다. 너무 이뻐서.



The Wake - Pale Spec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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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NTClic@music 2009.12.17 09: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이렇게 오랜시절 간직했던 비밀을 털어놓아도 되는 겁니까?
    아무래도 패토리 레이블에 있으면서 뉴오더의 인기에 가려저서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한 불운한 운명의 밴드이기도 하지요.
    Gillepsi도 결국은 JAMC로 떠나고..어찌보면 참 운이 없는 밴드이기도 해요.
    이런 밴드를 몰레 사랑한 주인장님도 참 대단하지만 비밀 누설했어도 아마 밴드의 인기 몰이에 큰 영향은 없었을 듯..ㅋㅋ

    저 Pale Spectre는 참 언제 들어도 좋아요^^

    • 무라사키노우에 2009.12.17 12:35 신고 address edit & del

      비밀이 될수밖에 없었던게 누가 먼저 물어라도 봤으면 "아 나 그거 좋아해"라고라도 말할 기회가 되었을텐데 그런일은 일어나지도 않았었고.. 먼저 이야기 하기는 싫고 뭐 그런거였죠. 그리고 몰래하는 사랑이 왠지 더 소중하기도 하답니다^^ 아실려나..

  2. 늙어고생 2009.12.17 10:01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런 소모임음감시절 나름 예민한 귀를 갖던 사람들도 나이를 먹을수록 먹고 사느라 바빠지다보면 일급비밀은커녕 널린 거 주워듣기도 벅차하던데 거꾸로 전 나이를 먹을수록 돈은 생기고 정보와 레코드는 넘쳐나고 소통할 사람은 줄어들다 보니 반대로 점점 그런 일급비밀이 많아져서 이젠 아예 비밀 아닌 게 없어져버려서 진짜 이게 다 뭔지랄인가 싶을 때가 많더라고요. 그렇다고 먹고 사는 게 때깔이 나기를 하나..

    • 무라사키노우에 2009.12.22 19:12 신고 address edit & del

      나이먹고 사느라 바빠져서 널린거 주워듣느라 벅찬 사람들을 좀 아는데 확실히 널린거 남들이 좋다는거 듣다보면 자기 귀로 음악을 듣게되지는 않는것 같아요. 그런 감각을 세월이 앗아가서 일까. 옆에서 보면 귀로 듣는다기 보다는 자기만족과 보상심리로 듣는 경우가 더 많아 보여요. 제가 당사자는 아니니 뭐 다 아는체 하기도 우습긴 하지만. 여튼.
      그래서 그런지 마음은 카리브해에서 뛰노시는 정신적 순혈주의자 도슨샘님같은 분은 오덕 인간문화재 삼고싶음.

2009.12.15 12:29

The Bird and The Bee

풍선은 이런 여성적인 음악의 뮤비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클리셰인 듯.
LA 출신. Blue Note 레이블. 몇년전 카메라 CF에 쓰여서 귀에 익숙한 곡.
Stereolab을 바니스 뉴욕같은 백화점 백그라운드 뮤직으로 개조한 느낌.
플라스틱 드림. 나쁠 것 없지.


The Bird and The Bee - Again &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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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3 10:14

Janet Jackson

누군가에게 뒷북이라고 꾸사리를 엄청 먹었지만 그래도 J Dilla 이야기가 나온김에.


Janet Jackson - Got Till It's Gone

가족, 친구 할것없이 내주변에 깔린 열혈팬들 때문에 이 당시 Janet Jackson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이때의 Janet Jackson은 오빠인 Michael과는 노선을 달리해서 대중적인 흑인 아티스트 중에서는 누구보다 흑인적이었기 때문에 더 섹시하고 딥했으며 어머니 대지같은 신비스러움을 풍겼었는데.. 지금 모습은.. 에잉.

여튼 J Dilla가 프로듀싱한 이 곡은 Janet Jackson의 곡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이 곡의 나른한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모든 음향과 곡조는 내가 좋아하는 어떤 일부의 음악 종류에 있어서 스탠더드가 되었다고 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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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보토푸 2009.12.14 02:27 address edit & del reply

    아 몸짓들이 아름다움.
    블랙뮤직은 몸하고 떨어질 수가 없는...

    • 무라사키노우에 2009.12.14 10:40 신고 address edit & del

      관능적이지? 건강하고. 1분 53초 장면을 가장 좋아해. 이 곡은 완벽한 클래식이라고 생각해.
      Joni Mitchell never lies !

2009.12.10 11:47

a tribute to J Dilla

James Pants를 포스팅하면서 Stone Throw 레이블을 언급했는데 사실 이 레이블에 흥미가 생긴 이유는 언더그라운드 힙합중에 가장 좋아하는 그룹인 Slum Villlage의  멤버들의 솔로활동 무대로 겹쳐진다는 점때문이었다. Slum Villlage를 좋아한다면 De la Soul은 말할것도 없고 The Roots를 비롯해서 그 모든것(The pharcyde, A Tribe Called Quest, Brand New Heavies, Busta Rhymes, Mad Skillz, Black Star...그리고 가장 빛나던 Got till its Gone 시절의 Janet Jackson)을 거치고 다듬고 빚어냈던 전설적인 프로듀서 J Dilla를 언급하지 않을수 없다. 80년대 후반부터 태동했던 힘합의 골든에이지는 백인 음악적 요소의 차용과 흑인 게토 사회의 애환을 담은 문학성, 좀더 정교하고 재지한 그루브로 말그대로 흑인음악의 새지평을 열었다. 사실 나는 성장기를 백인음악만 듣는 환경에서 컸는데 이런 나도 십대후반부터는 백인음악과는 전혀 다른 세련됨이 있는 흑인음악을 완전히 외면할수가 없었다. 일단 여동생이 나와는 다르게 "black is beautiful"을 외치는 열렬한 블랙뮤직 신봉자였고, 게다가 응당 귀가 있는 자라면 De la Soul의 3 Feet High and Rising 앨범을 듣고도 목석처럼 앉아있을 수가 있겠는가. 2000년대 들어 음악하고 담을 쌓고 나서 2006년 J DIlla의 사망소식도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 그가 병사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J Dilla는 아주 다양한 스타일을 조화롭게 구사하는 천재 프로듀서지만 특히 나를 매혹시키는 부분은 특유의 추상성에 덧붙여진 끈적함, 부드러움, 몽환이다. 특히 인스트루멘틀 힙합을 좋아한다면 이것은 최고급품이다. 서로 총질과 갱질하며 디스하고 죽고 죽이던 이스트와 웨스트의 싸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작업에만 몰입했던 북중부 디트로이트의 J Dilla. 자신의 지하 작업실에서 음악에 몰두할때면 몇일이고 잠도 자지않고 음식도 입에대지 않았다한다. 그러면서 악화된 건강때문에 결국 목숨까지 잃게 되었고. 그의 음반을 들으며 이 품격있는 재능을 온몸으로 느낄때마다 오호 통재라 아깝다, 아깝구나 한탄하며 아쉬운 마음과 슬픔을 금할수 없다.

J Dilla - Won't Do


이 뮤비는 그의 사후에 제작된 것이다. 뮤비 안에서 사망한 J Dilla의 역활을 맡은 사람은 그의 친동생 Illa-j.


J Dilla - Dreamy



J Dilla - Earl




Flying Lotus - Fall in Love (J Dilla tribute)




The Roots - Can't Stop This (J Dilla trib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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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NTClic@music 2009.12.13 18: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난 힙합하고는 좀 거리가 있는 것 같다는..ㅠㅠ
    다 들어도 거기서 거긴 것 같은 느낌은 어쩔수가 없나봐요..

    • 무라사키노우에 2009.12.14 09:56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가 취향이 한정되어 있어서 거기서 거기의 음악만 올려서 그럴거에요. 일개미님인 ENTClic님의 정서와는 다른 게으름뱅이의 음악이라 그래요..ㅋ

  2. Sizz. 2009.12.14 02:31 address edit & del reply

    제이디가 비밥 시절에 살았더라면 쎌로니어스 몽크같은 아티스트가 되었을 듯.

    • 무라사키노우에 2009.12.14 09:58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런분이 서른 좀 넘어서 갔다는게 참.. 여튼 셀로니어스 몽크도 참 아름답다규.